내 이야기

우리 나라의 교육 무엇이 문제인가? 1부

마분꽁 2012. 7. 29. 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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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교육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 말을 하는 사람은 많은데, 과연 우리나라의 교육이 어떤 점에서 어떻게 문제이고 

그 원인은 어디에 있는지를 체계적으로 정리한 사람을 본적도, 글을 제대로 읽은 기억도 없습니다.

 (이글을 쓰면서 인터넷을 검색하다 보니 김용택의 참교육 이야기(http://chamstory.tistory.com/) 라는 좋은 블로그가 있더군요 

열심히 읽을 생각입니다.)

단편적으로 나타나는 현상과 그와 관련되었다고 여겨지는 정책 한 두개를 연결시켜 논란이 커지고 그 논란의 결과

 정책이 뒤집어지거나, 원래 의도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추진되는 것을 많은 분들이 지켜봐왔을 것입니다.

저 역시 이런 저런 문제에 대해서 문제의식을 갖고 있기는 하지만 하나하나 머릿속에 정리가 되어 있지는 않아서 

이런 저런 문제를 같이 생각하다 보면 머릿속만 복잡해지는 경험을 하곤 했습니다.

과연 얼마나 끈기 있게 이 이야기를 정리 할 수 있을 지는 자신이 없지만 제가 현장에서 체험하고 고민하고 있는 문제들을 

하나하나 정리하면서, 간단한 대안이라도 생각이 난다면 정리해 보는 그런 일을 시작하려고 합니다.


어떤 문제부터 풀어놔야 할지 잘 모르는 지금 상황에서 가장 먼저 머릿속을 지나가는 문제는 ‘교실 붕괴’ 상황입니다. 

벌써 ‘교실 붕괴’란 단어가 사용되기 시작한지 벌써 10년이 훌쩍 넘어갑니다.

일부 언론에서는 진보 교육감의 체벌 금지 등을 다룬 학생 인권조례의 영향으로 ‘교실 붕괴’가 나타난다고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 교사들이 학생들을 교육하는데 어려움을 느끼기 시작한 것은 벌써 20년 가까이 되어 간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작년 고등학교 3학년 한국근현대사를 수업하면서 경험했던 일입니다. 

고3 수업이 처음이었던 저는 의욕을 가지고 수업을 준비하려 노력했는데 첫 수업을 진행하면서 놀랐던 것이 교실의

 2/3 가량이 수업에 대해서 아무런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나마 몇 번의 수업이 지나고 나니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수업 자체를 듣지 않는 학생들이 대부분이 되어 버렸습니다.


 다행히 작년 고3 나이의 학생들을 제가 중학교 2학년 때 부터 고등학교 3학년 때 까지 매년, 5년 동안 수업을 진행한 

인연이 있어서 친하게 지내던 학생 몇몇에게 그 원인을 물어 보았더니 그 이유가 수능 사회 탐구 영역 과목 중 한국 근현대사를 

선택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수업을 듣지 않는 다는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어차피 수시전형으로 대학을 간다고 해도 내신에서 사회과목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을뿐더러 수시전형을 포기하게 되면

수능에 올인을 하게 되는데, 그 선택과목으로 한국근현대사를 선택하지 않은 학생에게 굳이 수업 시간에 한국근현대사 수업을

 듣기를 강요하셔봐야 선생님만 피곤하실 뿐이라는 애정어린(?) 학생들의 조언은 짐작은 하고 있었지만 

실제 고3 교실의 상황이 어떤 상황인지를 알게 해주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런데 한국근현대사를 선택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다른 과목을 공부하던 학생들은 한 두달 시간이 지나자 다른 과목도

 공부하지 않고 수업 시간에 자거나 멍하니 시간만 보내는 학생이 늘어나고, 심지어는 교실 뒤편에서 작년 한참 보급되기 

시작한 스마트 폰으로 자기 하고 싶은 것들을 하기 시작하더군요. 

결국 수업은 제 과목을 선택한 소수의 학생들과 내신 성적에 관심을 갖고 있는 최상위권 몇몇 학생을 위한 수업이 되었습니다.


문제는 이것만이 아닙니다. 고등학교 3학년이 아닌 다른 학년에서는 수업이 잘 진행되고 있을까요? 아닙니다. 

고등학교 진학을 하는데 있어서 요즘 서울의 상황을 살펴 보면 이렇습니다. 중학교에서 최상위권에 있었던 학생들은 

특목고(외국어고, 과학고)로 진학을 하고 그 아래 성적에 해당하는 학생 중 전체 성적의 50% 이상에 들어가는 학생 중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학생들은 자율형 사립고로 진학을 합니다. 그리고 대략 50% 전후의 학생 중 대학 입시에서 

전문계고(예전 실업계) 특별 전형을 원하거나 일찌감치 기술을 배우길 원하는 학생들이 전문계고 좋은 학과를 선택합니다. 

그렇게 전문계고를 선택하다 보면 80% 이하의 학생들은 전문계 고등학교를 진학하기 힘들어 집니다. 


그 결과 우리 학교 같은 인문계 고등학교에 오는 학생들은 대체로 특목고와 자율형 사립고, 전문계 고등학교 등에 합격하지 

못한 학생들이 오게 됩니다. 


한반 인원 35명을 기준으로 살펴 보면  중학교 성적 기준으로 10%내외의 학생이 2명 정도 50% 까지의 학생이 10여명, 

80% 까지의 학생이 15명 정도 그리고 80% 이하의 학생이 7-8명 가량 됩니다. 

한반에 특목고를 준비했던 학생과 전문계고를 성적으로는 갈 수 없어서 어떻게든 고등학교는 졸업시켜야한다는 

부모의 생각에 학교만 왔다 갔다 하는 학생들이 섞여서 수업을 받게 됩니다. 

그러다 보면 수업의 수준을 어떤 학생의 수준에 맞춰야 하는지 힘들어 집니다. 쉽게 설명을 하려고 노력하면 공부를 잘하는

 학생들은 이미 다 아는 이야기 한다는 생각에 재미없어 하고 다른 짓을 하고 심지어는 실력이 없는 교사라 쉽게 가르친다고 

뒷말을 합니다.


 그렇다고 상위권 학생들에 맞춰서 수업을 진행하다 보면 몇몇을 제외한 나머지 학생들은 수업 듣기를 포기하고 수업시간에 

떠들고 장난치거나 잠을 자게 됩니다. 교사는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것보다 더 큰 문제는 수업시간에 아무리 쉽게 설명하고 재미있게 하려고 노력해도 아무런 의욕이 없는 학생들입니다. 

벌써 몇 년 전 동료교사가 경험한 일입니다. 

수업시간에 매일같이 자는 학생을 깨우다 지쳐 학생에게 

‘넌 학교를 다니는 이유가 뭐냐? 네 목표는 무엇이냐?’ 

라는 질문을 던졌더니 

그 학생 曰 ‘졸업이 목표입니다.’라고 하더랍니다. 

그래서 결국 ‘네 목표가 졸업이라면 학교나 빠지지 말고 잘 나와라’라고 

이야기 할 수 밖에 없었답니다.   

이런 학생을 대하면서 교사는 무력감을 느낄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면 중학교는 어떨까요? 중학교에서는 수업이 잘 이루어지고 있을까요?

역시 그렇지 않습니다. 

일단 고등학교는 입학 한 이후 어떤 성적에 있는 학생이건 간에, 무의식 중 이건 의식하던 간에 대학 입시라는 목표가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학생들 스스로 혹은 교사와 학부모의 권유에 힘입어 의욕을 가지고 공부를 시작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중학교 수준에서는 고등학교 진학에 있어 인문계 고등학교는 중학교 성적 기준으로 98% 이내만 되면 진학을 할 수 있고 

전문계고 진학을 위해 따로 공부하는 학생은 거의 없는 상황이니 고등학교 진학을 목표로 공부하는 학생은 주로 특목고에 

진학하려는 학생들이 대부분입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특목고를 준비하는 우리나라 상황을 생각해보면 이런 학생들에게 중학교 수업은 수준이 낮으니 수업에 열심을

참여하지 않게되고, 그렇지 않은 학생은 특별한 동기부여가 될 것이 없으니 수업에 잘 참여하지 않게 됩니다. 

게다가 사춘기를 지나게 되는 중학생의 경우 기성 세대에 대한 반항도 심한 시기라 수업이 잘 진행되기란 쉽지 않습니다.


이런 상황을 해결할 방법은 없는 걸까요? 다음 글에서 해결 방법을 고민해 보려고 합니다.